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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 원달러 환율 하락 이유, 미국 물가지표 둔화... 서학개미 환테크 전략은?

[핀맵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눈에 띄게 하락하며 138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얼마 전 1400원 선을 위협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이렇게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국에서 들려온 물가 소식 때문입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연이어 나오면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드디어 고금리 정책을 거두고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물가 잡히니 달러 가치 주춤

환율은 기본적으로 두 나라 돈의 가치를 비교한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달러의 가치가 원화보다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달러 가치가 약해진 이유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이 물건을 만들 때 드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소비자물가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핵심 물가 지표가 모두 안정세를 보이자, 시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드디어 잡히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그동안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연준이 이제는 금리를 올릴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경기가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는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미국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던 글로벌 자금이 미국 달러를 팔고 다른 나라 통화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의 매력도가 떨어져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자연스럽게 원/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을 받게 된 것입니다.

환율 하락에 희비 엇갈리는 사람들

환율 변동은 우리 경제와 개인의 재테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먼저 웃는 사람들은 서학개미로 불리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입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달러로 바꿀 때 더 적은 원화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미국 주식을 팔아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는 불리하지만, 최근처럼 미국 증시 자체가 금리 인하 기대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주가 상승과 환율 하락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은 환율 하락을 반깁니다. 같은 1달러짜리 물건을 사더라도 더 적은 원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줄어듭니다. 이는 곧 제품 가격 안정이나 기업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은 울상입니다. 해외에 물건을 팔아 달러로 돈을 받아도, 이를 원화로 바꿀 때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1400원일 때는 1만 달러를 수출하면 1400만 원을 벌었지만, 1380원으로 내리면 1380만 원밖에 벌지 못해 채산성이 악화됩니다.

향후 환율 전망과 우리의 재테크 전략은?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에서 1400원대 초반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환율을 다시 끌어올릴 변수도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어떤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첫째, 달러 자산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율이 높을 때 달러를 사두었다면 지금처럼 환율이 내렸을 때 일부를 원화로 바꾸어 환차익을 실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 자산이 없다면,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때를 기다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둘째, 환율 하락기에는 수입 물가 하락으로 혜택을 보는 업종이나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셋째, 최근 엔화 가치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엔저 현상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오르는데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엔화를 매수해 두었다가 향후 가치 반등 시 환차익을 노리는 엔테크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환율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영역입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